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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자랑 - 혁이네 란제리

불행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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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7. 24.

성장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불행을 마치 뽐내듯 말하는 사람, 타인이 위로하거나 변화를 권하면 "너는 내 심정이 어떤지 몰라" 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뿌리치는 사람을 가리킨다네.

이런 사람들은 불행한 것을 '특별'하다고 여기고, 불행함을 내세워 남보다 위에 서려 하지. 가령 내 키가 작은 것. 이에 대해 마음씨 고운 누군가가 "신경 쓸 필요 없어", "인간의 가치는 그런 걸로 정해지지 않아" 라고 위로했다고 치세. 하지만 여기서 내가 "네가 키 작은 사람의 고민에 대해서 뭘 알아!"라고 받아친다면 이제 누구도 아무 말도 꺼내지 않을 걸세. 주변 사람들은 마치 상처 난 부위를 어루만지듯 나를 조심스럽게 ─ 아니, 신중하게─대하겠지.

그러면 나는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있고 '특별'해지는 거지. 병에 걸렸을 때, 다쳤을 때, 실연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때에도 적지 않은 사람이 이런 태도를 취하며 '특별한 존재'가 되려고 한다네.

불행을 무기로 상대방을 지배하려고 해. 자신이 얼마나 불행하고, 얼마나 괴로운지 알림으로써 주변 사람들 ─이를테면 가족이나 친구 ─을 걱정시키고, 그들의 말과 행동을 속박하고 지배하려 들지. 아들러가 "오늘날 연약함은 매우 강한 권력을 지닌다"라고 지적했을 정도야.

물론 상처를 입은 사람이 "너는 내 마음을 이해 못해"라고 하는 말에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겠지. 당사자의 기분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도저히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자신의 불행을 '특별'하기 위한 무기로 휘두르는 한 그 사람은 영원히 불행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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