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ka - 혁이네 란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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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2020. 03. 16.

타인을 대할 때는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하는가?

타인을 존중해준다는 말은 사실 생각보다 복잡하다.

타인을 존중한다.
i) 단, 타인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 없으며 나와 관계 없다.
ii) 단, 타인이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존중해줄 필요가 없다.
iii) 단,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지 않거나 100% 이해를 시키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으니, 타인에 대한 간섭은 필수조건에 가깝다.

i)의 경우 상대주의 관점과 맥락을 공유한다. 치명적 단점은 도덕적 기준의 모호함이다.
좋으니 된거다. 만족하니 된거다. 그들의 의사가 중요하다. 라는 주장으로 거의 모든 디펜스가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으레 사회적으로 합의해야할 것이 생기는데, 바로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선이다.
대강적인 허용선은 정해질 수 있으나, 미세한 부분까지는 절대로 합의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관점에서는 주로 경계선 근처에서 심한 갈등이 일어난다.

ii)의 경우 "정의로운 판단자"의 탄생을 야기한다.
본인의 관점으로 타인을 판단하고, 그 기준에 따라 가치있는 것과 가치없는 것을 나누고 엄벌에 처한다.
이 모든 일은 'justice'의 이름으로 행해진다.
여기서는 판단 기준에 대한 불만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는 감정적 갈등을 일으킨다.
이 justice는 각자의 종교, 인종, 성별, 국가, 지역, 직업, 경제상황 등의 다양한 차원에서 정의되어지며 당연히 기준은 모두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관점은 기본적으로 갈등을 기초로하며, 타인과 투쟁하여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다.
또한 집단의 판단 기준에 따라 일이 진행되므로, 집단의 일반화를 통해 갈등이 이루어며, 이 상황에서 당연히 소수는 무시된다. 지극히 집단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

iii)는 간섭이 어쩔수 없으므로 간섭을 해야한다라는 적극적인 의미라기보단, 타인의 간섭에 대한 무기력을 호소하는 편에 가깝다.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치부하여, 타인에 대한 평가나 행위 등이 결코 부당하다고만 인식하지는 않으며, 사회·문화·역사적 맥락의 결과로서 행해지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다.
이 경우 갈등 자체를 혐오하는 경우가 짙다. 특히 ii)에서는 타인과의 갈등 원인(간섭)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나 논의가 없고, 각 주장의 정당성만을 따지는 경우가 강하기 때문에 문제해결보다는 갈등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다. 문제해결의 목표가 없는 갈등 반복으로 인한 무기력층이 되겠다.

더욱이 무서운 점은, 한 사람에게서 이 세가지 자세들이 동시에, 혹은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i) 타인에 대한 호감도에 따라서, ii) 본인이 주장하고 있는 사안에 따라서, iii) 본인의 열정에 따라서도 발현하며 사람에 따라 기준도 천차만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세상은 더욱더 복잡하게만 보이고, 서로에 대한 존중보다는 서로의 모순을 찾고, 도덕적 명분을 지적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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