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코끼리 - 혁이네 란제리

노란 코끼리

도서

2020. 05. 23.

이번에야말로 기뻐해도 되는 것일까. 기뻐했다 실망했다를 반복했기 때문에 나는 조금 진중해져 있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에는 늘 사연도 많구나.'

'엄마까지 집을 나가는 일은 절대로 없겠구나. 그런 보증만 있다면,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조금쯤은 일어난다고 해도 그런 건 모두 헤쳐나갈 수 있어.'

맛있는 고기를 씹고 있어 여전히 즐거운 내 입과 달리 마음은 쓴 느낌을 자꾸 삼켜야 했다.

"우산 빌려 가면 다시 돌려주러 와야 한다고 필요 없대."

아저씨 앞에서는 나는 이미 정해져 있는 '어떤'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나를 불편하게 했다.

나에게 말을 걸거나 나를 일으켜 세우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생은 쓸쓸한 것이었다. 인생은 혼자 가는 고독의 길이라는걸, 이노우에 녀석들은 모르지만, 난 안다.

우리가 "놀자"고 하는 건 각자 자유롭게 자신이 읽고 싶은 만화책을 고른 후 방 한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책 읽기에 푹 빠진다는 뜻이다.

'그렇구나. 아빠가 없다는 건 앞으로도 종종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거구나.' 가슴속에서 뭔가가 픽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아이의 눈물은 결코 어른의 눈물보다 가볍지 않으며 그것이 어른의 눈물 무게보다 무겁다 해도 하등 이상할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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