危機 - 혁이네 란제리

危機

생각

2020. 12. 06.

면접을 망치진 않았다. 일본어로 대답도 잘 했다.

그러나 후유증이 생겼다. 어버버했던 기억이 머릿속에서 맴맴 돈다.

면접이 다가 아닐 거라 되뇌어보지만, 1명을 뽑는 학교이기에 아무래도 아쉬움이 앞선다.

회의 나가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느껴지는 둔탁한 공허함.

면접이 끝나고 두 시간이나 그 자세 그대로 앉아는 있었으나, 도저히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퇴근하고 와인을 마셨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이 시기가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결과라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차라리 불합격하여 남아있는 학교 지원에 열과 성의를 다하고 싶달까. 아니, 사실 그건 그냥 핑계고, 빨리 합격 소식을 듣고 면접을 더 이상 준비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큰 것일지도.

러닝타임을 길게, 마지막 학교 면접까지 으쌰으쌰 하는 것으로 잡았어야 했는데, 이 학교 하나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것 같다. 그러니 힘이 남아있지 않다.

갑자기 다른 학교 면접까지 대충 하고 싶어지는 이 기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 그러나 나는 이 기분을 잘 안다.

예전에도 서울의 대학 몇 개 붙었다고, 교대 면접가기를 고민하던 것이 나다.

순간적인 기분에 휩쓸리지 말 것, 나중에 돌이켜 보면 왜 그런 고민과 갈등을 했는지 어이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이 딱 그래. 그래도 하루 지나니까 좀 나아졌어. 회복은 참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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