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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老) 수사님의 겸손 - 혁이네 란제리

노(老) 수사님의 겸손

천주교

2019. 06. 05.

말썽 많고 다투기 잘 하기로 소문난 수도원에 나이 많은 로렌스 수사님이 새로운 원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로렌스 수사님이 부임하던 날, 그 문제 많은 수도원의 젊은 수사님들은 백발이 성성한 노 수사님이 문 밖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노 수사님께서 오셨구려! 어서 식당에 가서 접시를 닦으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아마 새로 오는 수사님들은 대개 그런 일을 하는 것이 전통인 모양이었습니다. 노 수사님은 이 수도원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수사님은 이렇게 대답을 하고 곧장 식당으로 묵묵히 걸어 들어갔습니다.

한 달, 두 달, 석 달, 접시를 닦는 동안 멸시하고 천대받는 등 구박이 대단했습니다. 로렌스 수사님이 이곳에 온 지 석 달이 지나자 장상 수사님이 감독 차 방문을 했습니다. 젊은 수사님들은 장상 수사님 앞에서 쩔쩔 매었습니다. 장상 수사님은 아무리 찾아도 원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수사들에게 물었습니다.

“원장님은 어디에 가셨는가?”

“원장님은 아직 부임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니 뭐라고? 그게 무슨 소린가? 내가 로렌스 수사님을 3개월 전에 임명해서 여기로 보냈는데?”

장상 수사님의 말에 젊은 수사님들은 아연실색했습니다. 그들은 즉시 식당으로 달려가 노 수사님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원장의 권위로 수사들을 복종시킬 수도 있었겠지만, 로렌스 수사님은 무시를 당하면서도 묵묵히 참았습니다. 그 수도원에 말썽이 많고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아무도 참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장서서 자기를 낮추고 참을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입니다.

- 2013년 10월 27일 연중 제30주일 대구주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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